서울에 어르신들만을 위한 전용 영화관이 있다면?
서울에 새내기 바리스타 어르신들로 활력이 넘치는 카페가 있다면?
우리에겐 너무 생소한 어르신들만을 위한 실버 영화관과 실버 북카페는 이미 서울에 있다고 합니다.
현재 어르신들에겐 인기가 만점인 이색적인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는데요
이 반가운 소식을 듣고 서울마니아가 달려갔습니다.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노인을 위한 실버 영화관이 들어선 곳은 종로에 있는 허리우드 극장입니다.
종로는 어르신들에겐 많은 의미가 있는 곳인데요, 바로 3.1 운동이 일어났던 근원지 탑골공원을 비롯해, 지금 7-80대 노인분들은 이곳에서 젊음의 피를 쏟았고, 6-70년대 노인분들은 여가생활으로 영화가 유일했던 시절, 영화를 보려면 종로에 와야만 했다고 합니다. 물론, 서울마니아가 학생시절만 해도, 영화를 보려면 종로에 와야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지금처럼 극장이 곳곳에 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잘 모르는 일이겠지만요 :)
1969년에 세워진 허리우드 극장은, 낙원상가의 4층에 위치한 극장입니다. 비록 오래된 극장이라 낡은 느낌이 많이 있지만, 어르신들에겐 추억의 장소로 허리우드 극장 만한 곳이 없죠 :)
엘리베이터로 4층에 오르면, 극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왼편에 티켓을 구입하는 곳이 있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전용 영화인 실버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려면,
57세 이상 어르신들은 2천원에 관람이 가능한 것입니다.
영화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한편씩 (금요일~목요일) 상영을 하게 되는데, 하루 3번 (오전1회, 오후2회) 상영을 하고 있으니 편한시간에 자유롭게 오셔서 영화를 보실 수 있답니다.
티켓을 구입한 후, 극장 내부로 들어서면, 오래된 추억이 느껴지는 영화관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극장안이 썰렁한 생각이 들어서, 어르신들이 영화를 보려 많이 찾아오지 않은 것은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긴 했는데요, 그런 생각은 기우일뿐!
실버영화관은 어르신만을 위한 특별한 영화관인만큼,
밖에서 기다리는 시간 없이, 언제든지 오시면 티켓을 구입하고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고 해요. 중간이나 마지막부터 보던 영화는 끝나고 다음 편까지 계속 볼 수 있으니, 일찍 오신다고 밖에서 기다리시는 것이 아니라, 극장에 들어가서 편하게 기다리실 수 있다고 하니 정말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이 맞는것 같습니다. :)
그리고 특이한 건, 실버영화관 앞에 앉아 계시는 안내직원도,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자원봉사 노인분이 계셨습니다.
실버 영화관은 어르신들의 급증하는 문화적 욕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하는데, 지난 2008년 서울시가 실시한 노인욕구 조사에서 어르신의 문화 활동에 대한 욕구가 건강 활동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고, 그 중에서도 영화에 대한 욕구가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이에 어르신의 문화 욕구 충족을 위해 어르신 전용 실버영화관을 지난 1월21일 개관하였고,
11월에 이르러 어르신들의 호응도 좋아 누적 관람객수가 5만명을 돌파했다고 해요 :) 그동안 어르신들이 영화관람에 대한 욕구가 얼마나 높았을지 상상이 되는 부분이었어요.
300석이 되는 허리우드의 실버영화관에선 벤허ㆍ맘마미아와 같은 주옥같은 옛 명화, 히트영화 등을 상영하여 어르신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명실 공히 어르신들의 대표적인 문화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
마침 서울마니아가 찾아갔을 때는 얼마전까지 서울 뿐 아니라 전국의 극장을 뜨겁게 달군 영화
'국가대표'가 한창 상영중이었습니다. 일반인들도 입장료를 내면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영화를 아쉽게 놓치신 분들은 이곳에서 영화를 보셔도 됩니다. 다만, 어르신들의 입장료 (2000원)에 비해 일반 입장료는 8천원이긴 하지요.
허리우드 실버영화관 '허리우드 클래식' 12월 상영시간표
12월 89일 ~ 12월 10일 국가대표
12월 11일 ~ 12월 17일 알제리 전투
12월 18일 ~ 12월 24일 셰인
시간 : 1회 10시30분, 2회 1시, 3회 3시30분 (월요일 3회는 상영이 없습니다)
게다가 어르신들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안전에도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바닥 미끄럼 방지탭을 부착하는 것은 물론, 영화관 입구 계단 안전 손잡이를 설치했고, 어두운 영화관 내부에 미등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성 관객들을 위해 요실금 전용 팬티를 선물로 주기도 하며, 영화티켓을 구입하면, 무료 티켓을 한장 주는데, 영화를 본 다음 주 월요일 3회에 상영하는 특별 영화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르신들이 한주에 한편 상영하는 영화 시간이 자칫 지루할 수 있어서, 영화관에서 만든 특별한 선물이라고 하는데, 2천원으로 정말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
게다가 영화관에선 유일하게
커피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어서, 어르신들이 언제나 극장에서 만나는 비싼 커피 대신 싸고 맛있는 커피를 드실 수도 있답니다. :)
정말 어르신들을 위한 배려가 끝도 없죠?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영화를 보신 후, 영화티켓을 가지고 극장 아래 있는 허리우드 식당에 가시면 순대국을 2500원에 먹을수도 있고, 할인쿠폰으로 이레이발소에서 이발도 3천원에 가능하며, 남문떡집에서는 떡도 2500원에 구입이 가능하다고 해요. :)
단지 2천원짜리 티켓으로 영화 한편을 봤을 뿐인데, 멋진 추억의 영화를 봐서 좋고, 영화 본 후엔 다양한 여가 생활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으니, 1석 3조? 1석 5조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영화 상영 이후에는 극장 바로 아래에 있는 허리우드
순대국밥집으로 향합니다 :)
공간은 작았지만, 어르신들의 입맛에 맞게 맛있는 순대국밥을 저렴하고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은 곳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서울마니아의 생각으로는, 순대국의 맛도 맛있었습니다 :)
하지만 언제나 영화한편 보고, 밥을 먹고 나서도, 어디론가 가서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 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허리우드 극장에서 도보로 약 5분 정도만 걸으면, 어르신들만을 위한 실버 북카페인
'삼가연정' 이 나옵니다.
삼가연정 또한 허리우드 극장의 실버영화관과 더불어,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9988 어르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버 문화 벨트' 사업 중 하나입니다.
'9988 어르신 프로젝트'란?
서울시가 노인들이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 수 있도록 추진하는 노인복지의 핵심 사업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있습니다. 저출산과,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인해 점차 인구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현 시점에서 노년층의 경제활동과, 문화활동, 여가생활에 대한 폭넓은 관심은 물론 노령화 사회로 인해 빚어지는 문제들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노년층이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것을 막고, 적극적으로 사회 활동을 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정책과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9988 어르신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60세 이상 어르신 16명이 운영하고 있는 실버 북카페라 그런지 어르신들이 쉽고 편하게 찾아가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8월 개소 이후 현재까지 10,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방문했다고 해요. :)
카페에는 새내기 바리스타 어르신들로 활력이 넘치는데, 어르신들은 하루 2팀씩 나누어 매주 20시간씩 음료를 직접 제조하고 서빙, 판매하는 일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삼가연정(三嘉連亭)이란 '세 가지(책과 차, 사람) 아름다움이 어울리는 장소'라는 뜻인데, 종로 실버문화벨트와 인사동 전통문화 보존 지역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주 고객 대상으로 하고 있는 카페입니다.
하지만, 어르신 뿐 아니라 오전 및 점심시간을 중심으로 젊은 고객층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하루 평균 1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시중 보다 저렴한 가격의 커피, 전통차와 함께 삼가연정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全)두부와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호박 케익, 영양 갱, 쿠키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기 때문일텐데요, 카페 곳곳에는 책꽂이를 설치하여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해 두고 있어서 어르신들이나 젊은층이 와서 편하게 쉬다 갈 수 있습니다.
사실
종로 인사동에서 2천원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어디 또 있을까 싶기도 해요 :)
게다가 한쪽으로는 운현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니, 분위기 또한 정말 좋습니다.
실버영화관에서 영화한편 보고, 아래 국밥집에서 순대국밥 한그릇 먹고, 슬슬 걸어 실버 북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 하면서 즐거운 휴식을 취한다면, 어르신들도 너무 행복하실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영화한편보고 밥먹고 커피 마시는데 고작 필요한 금액은 6500원이네요 :)
그리고 북카페 답게, 어르신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이 되는 PC가 두 대 설치되어 있고,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책들도 많이 구비가 되어 있어서, 언제든 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답니다.
실버 북카페 '삼가연정' 찾아가기
지하철 : 안국역 5번 출구, 서울노인복지센터 옆
주소 :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89-4 SK허브프라자 B동 104호
전화번호 : 02-720-2330
*삼가연정의 수익금은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과 복지기금으로 쓰여집니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다양한 노인일자리를 창출ㆍ보급하여 어르신들에게 소득 창출 및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어르신들이 사회구성원으로의 성취감 고취 및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갈 예정이에요
어르신들의 일자리도 찾고, 저렴한 가격으로 서울 시내에서 즐거움도 되찾을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드는데 이런 현장을 직접가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우리의 부모님이 될 수 있는 서울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도, 이제 무료하게 집에만 계시거나, 공원에서만 계시지 말고, 즐거운 문화생활을 통해 99세까지 88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