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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지, 세종로 네거리>



광화문 일대, 세종로하면 '서울의 중심'이라는 이미지가 확연하게 자리잡혀 있다.

높은 빌딩들, 넓은 차도들, 그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멀리 보이는 광화문의 위엄은 누가봐도 '대단한' 것이여서, 어릴 적 엄마가 가끔 세종문화회관이나 교보문고 나들이를 위해 광화문에 데려가면 '우와 여기가 서울시내구나'(당시엔 서울시민이 아니였다;;)라고 생각하며 신기해(?)했던 게 아직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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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광화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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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광화문 앞을 자유롭게 거니는 사람들>



이 세종로는 태조4년(1395년) 9월 29일 경복궁 앞에 주작대로가 완공된 후 쭉 한양의 도시중심축 역할을 해 왔다. 당시 궁궐의 남쪽에는 관청가인 육조거리가 형성돼 있었다고 한다. 정부종합청사 부근에 예조가 있었고, 세종문화회관은 병조와 형조가 있던 자리란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KT 건물 자리에는 각각 이조와 호조가 있었고, 조선의 공론과 학예는 모두 이 지역에 집결됐단다.

그 도시중심축 공간을 백성들은 아무런 제약없이 자유롭게 누볐다고 한다. 얼마나 자유롭게 누비셨는고 하니 위에 사진을 보면 저게 일제 강점기 직전인 약 1900년 경 찍은 사진이라는데 광화문의 상징 해치(해태의 원래이름)상 위에 무려 백성 한 분;;이 올라가 있는게 보인다. 으하하;;


하지만 오늘날 광화문 앞은 어떠한가. '서울의 중심' 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지언정, 과연 진정 우리 시민들의 생활 속 중심 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다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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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12월의 세종로. 멀리 총독부 건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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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의 세종로 네거리>


이 공간의 성격은 일제 강점기부터 급격히 변질됐다. 광화문의 현재 좌향은 광화문-홍례문-근정전을 잇는 기본 정남향 축선에 어긋나 있다. 총독부 건물을 지을 당시 일제는 관악산이 아닌 남산을 향하도록 좌향을 잡았다. 남산에 조선황국화의 상징이었던 신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총독부 건물에다 맞추어 광화문을 옮겨 앉히다 보니 광화문은 원래의 위치에서 3.5도나 삐딱하게 앉아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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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철거 전 세종로의 모습. 차선가득 차들이 꽉 들어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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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가 없어 휑한 광화문 앞 차로>


뿐만 아니라 미 대사관과 세종문화회관 사이에 횡단보도가 없어 이동의 편리성과 접근성도 떨어진다. 0.6㎞ 길이의 세종로에서 횡단보도는 광화문 네거리에 단 하나 있다. 지하보도가 하나 있다고는 하지만 이 거대한 거리를 사통팔달로 잇기엔 역부족이다. 언젠가 버스를 타고 KT앞에서 내려 광화문 안에서 열리는 행사를 구경가려 한 적이 있었는데, 횡단보도를 도통 찾을 수 없어 고생했었더랬다.

이처럼 오늘날 광화문 앞은 민족의 자주권과 더불어 시민들의 통행권 마저 사라져버린 '주인없는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월드컵 등 ‘특별한 날’이 아닌 이상 시민들이 온전히 품을 수 없는 이 공간을 이순신 장군만이 쓸쓸히 지키고 서 있다.

그런데 이렇듯 황량한 광화문 앞 거리가 지난 달 말부터 교통통제가 된다 하여 알아보니 광장이 조성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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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현재의 광화문 앞 풍경, 오른쪽은 09년 완공되는 광화문 광장의 모습>



서울시는 2009년 6월까지 광화문에서 세종로 네거리, 청계광장 간 740m의 세종로 중앙에 폭 34m 규모의 광화문광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 광장에는 옛 육조거리를 재현하고 각종 연못과 분수, 문화갤러리, 조명 등도 설치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도심 속에서 휴식을 만끽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더구나 이 광장 조성안은 시민토론회,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거쳐 중앙안으로 채택된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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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세종문화회관 앞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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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세종문화회관 앞 모습>


이번 광화문 광장 조성사업은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도심 4축을 문화예술 특화 거리로 만드는 도심재창조 프로젝트의 일환중 하나로 광화문의 역사적 상징성을 회복하고, 경복궁·북악산으로 이어지는 자연경관 조망축 확보, 획기적인 보행환경 개선을 통한 세계적인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2010년 세계10위를 목표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탁 트인 세종로 한복판을 거닐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내년 6월, 달라진 광화문 광장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Posted by 서울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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